<해서유호(海鼠釉壺)>(1999)는 이세용이 결정유, 천목유 등 화려한 요변 효과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 본인이 개발한 해서유를 시유하여 구운 작품이다. 이세용은 1990년대 요업기술원 책임연구원을 역임하며 다양한 유약, 번조 방식을 실험하고 그것을 다시 자신의 공방으로 가져와 상용화는 실험에 몰두했다. 하나의 수법, 재료, 스타일에 매이지 않고 정확한 실험과 기형 개발, 번조 방법을 연구하며 도자공예와 조형의 영역을 동시에 시도했다. 1999년 12월 여주로 작업장을 이전하면서 작가는 천목유, 해서유 등 다양한 유약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를 1999년 《제3회 이세용 천목도자기전》(통인화랑, 서울)에 발표했다. <해서유호>는 여러 종의 해서유를 담금법으로 이중 시유하여 제작했다. 금빛, 올리브색 결정이 깊고 어두운 바탕을 배경으로 항아리의 전면을 뒤덮었다. 얼룩덜룩한 호피 문양처럼 보여 호방하고 화려한 기운이 느껴진다. 몸통이 과도하게 넓지 않고 아가리는 두껍고 살포시 바깥으로 젖혀 뉘었으며 비교적 넓게 제작했다. 해서유 특유의 다채로운 유약 효과를 감상하는 장식용으로도 혹은 일상 공간에서 꽃꽂이 화병으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