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광균(1914~1993)이 돌쟁이 무렵 착용한 자수 모자이다. 목다리와 머리를 감싸는 다리를 포함해 총 12개의 다리로 구성되어 있는 가닥수가 많은 ‘개성 굴레’이다. 끈은 모두 3쌍으로 연두, 파랑, 노랑이며 끝은 동일하게 빨강을 연결하여 제비부리 모양을 하고 세 모서리에 술을 달았다. 얼굴 주변과 뒷중심에는 무병장수와 부귀를 기원하는 길상 문양을 빼곡하게 수놓았다. 얼굴 주변에는 박쥐, 꽃, 새, 밑단에는 학, 석류, ‘壽富多男(수부다남)’ 글자, 뒷중심에는 십장생과 유사한 구성으로 연꽃, 모란, 거북, 사슴, 불로초, 바위 등을 배치하였다. 3쌍의 끈 중 바깥쪽의 연두색 끈에도 꽃과 나비가 수놓아져 있다. 자수기법은 평수와 자련수를 주로 사용하였고, 바위의 외곽선은 사슬수, 석류는 매듭수 등으로 변화를 주었다. 정수리 복판의 장식은 중심에 국화 모양을 접어 달고, 가장자리는 홍색 견사로 술장식을 하였으며, 복숭아 모양의 밀화 2개를 달아 장식했다.
이 자료는 시인 김광균이 착용한 것을 딸인 매듭장 김은영이 보관해오다가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굴레의 원형을 잘 갖추고 상태도 양호하며, 착용자와 시대가 명확하여 희소가치고 높은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2024년 서울시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