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모듈은 동일한 조건에서 제작되지만, 결합의 방향과 순서, 그리고 어떤 요소를 선택해 어떤 방식으로 배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저에게 모듈은 개인을 이루는 경험과 기억, 성향을 은유하는 존재이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 가깝습니다. 동일한 단위가 반복되더라도 그 조합 방식은 결코 같을 수 없다는 점에서, 모듈은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지닌 개인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전시에 놓인 네 점의 작품은 모두 같은 모듈에서 출발하지만, 서로 다른 선택과 조합을 통해 각기 다른 구조를 이룹니다. 이 작품들은 선택의 차이가 어떻게 구조적 차이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며, 유사한 출발점에서 시작해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개인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방식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참여작가 이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