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영이 1960년대 중반에 제작한 〈꼭지함〉은 백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초기 단계의 작품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귀국한 후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던 시기에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물레성형으로 형태를 빚어 백자 꼭지함을 제작했다. 초기 한국 현대도자가 꾀하였던 전통의 현대적 해석을 위하여 김익영은 기물의 비례를 변형하여 현대적 조형미를 부여했다. 꼭지는 단아한 꽃봉오리 형태이며, 전체적으로 뚜껑의 길이가 전체 몸길이의 2/3를 차지한다. 뚜껑과 몸체의 접합부에는 유약을 시유하지 않아 실용적 기능을 고려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