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자극합니다. 격려와 용기를 주고 감각을 일깨웁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는 누구이든지 혹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든지, 언제 어디에서 마주칠지 모를 영감은 모든 일의 계기가 되고 시작이 됩니다. 이러한 영감은 특별한 곳이 아닌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영감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며 누구나 영감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감은 예술가들에게 꼭 필요한 창작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공예아카이브실이 소장하는 자료에는 영감이 담겨 있습니다. 장인과 작가들이 얻은 영감과 그 영감을 풀어내는 과정, 영감의 결과물과 이를 통해 돋아나오는 새로운 영감까지, 이번 전시에서 이 모든 영감이 담긴 자료를 열어내 보이려고 합니다. 한평생 새와 나무, 꽃에서 영감을 얻은 목공예가 최승천은 나무를 깎아내어 그를 품은 자연으로부터 자연을 품은 공예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눈과 마음에 머무른 풍경의 순간들은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그린 도안 그리고 사진과 필름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최승천 아카이브를 열람하는 일은 무한한 자연이 그에게 선사한 영감을 열람하는 일입니다. 그의 영감을 먼저 열람하여 공감하고 교감한 젊은 목수가 또 다른 영감으로 이 전시의 공간을 꾸렸습니다. 영감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이어져 새로운 영감으로 번집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이곳에 준비된 영감은 또 누군가를 만나 어떠한 영감으로 번져나갈까요? 영감의 열람실에 입장한 여러분에게 이 전시가 저마다의 영감으로 가닿기를 바랍니다.